얘기해요2008/08/07 12:45
  예전에 파이널판타지6를 에뮬로 처음 즐겼을 때 아마추어 한글화 팀이 해줬던 수준 높은 한글화 덕분에 게임을 재밌게 즐길수있었습니다. 제가 거의 처음으로 재밌게한 RPG였기 때문에 시간이 흘려 GBA로 파이널판타지6가 나왔을 때 주저하지않고 구입했습니다. 물론 일본어였지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일본어도 공부했으니 진행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 한가지에서 큰 실망을 했습니다. 바로 게임 안에서 난무하는 외래어 때문이었습니다. 한글화된 에뮬로 플레이했을 때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국어로 번역이 되어서 몰랐었는데 원본인 일본어로 플레이해본 파이널판타지6는 왜 이렇게 세계관과 어울릴 것 같지않은 영어가 난무하는지...

이걸 구입했을 때는 정말 감동이었지

  비슷한 예로 드래곤볼도 있습니다. 대사 중에 "녀석의 기가 올라가고있어!" 이런 투의 대사가 일본판에서는 "녀석의 파워가 올라가고있어!" 이렇게 되어있죠. 개인적으로 좀 깨더군요. 일본은 이미 영어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이는듯 합니다. (일본은 생일축하노래가 영어기도 하고) 우리나라도 외래어가 많이 쓰이고있죠. 전 그 중에서 제일 거슬리는게 방송에서 많이 나오는 '캐릭터'란 단어입니다. '인물'이란 단어가 있는데 굳이 캐릭터란 단어를 사용해야하는가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인물과 캐릭터란 단어의 뜻이 미묘하게 다른것은 알고있습니다.
  전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일본어에 엄청나게 많은 외래어가 쓰인다는 것에 놀랐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 국어는 이렇지않다는것에 실제로 안도감을 느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국어를 보면 일본어처럼 외래어가 너무 깊숙이 들어오지않을까 걱정됩니다.

  근래에 충격을 받은것은 디아블로3의 정보가 발표되었을 때 입니다. 디아블로3의 두가지 직업이 공개되었는데 그 이름이 야만용사와 의술사입니다. 여기서 야만용사는 전작 디아블로2에 있었던 바바리안이죠. 저는 블리자드에서 한글화를 잘 해주는구나하고 감탄하고 있었는데 게시판에서는 '촌스럽게 야만용사가 뭐냐! 바바리안으로 바꿔줘!'라는 글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Barbarian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야만인, 미개인 이라고 나오죠.

    물론 오랫동안 플레이했던 바바리안의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에 생소함을 느낀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한글이라는 이유로, 멋지지않다는 이유로 야만용사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않다는 글은 정말 속이 아프더군요. 요즘은 정말 우리나라 게임회사들보다 훨씬 더 한국어를 잘 사용해주고있는 블리자드에 감사의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Posted by 리넨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오히려 외국계 기업인 블리자드가 로컬라이징에 더 신경쓰니 아이러니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파판 시리즈 중에 6을 최고로 보고 있는데 반갑네요. =)

    2008/08/07 13:36 [ ADDR : EDIT/ DEL : REPLY ]
    • 오옷, 반갑습니다. 사실 파판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7이나 10을 좋아하는터라 :D

      2008/08/08 03:05 [ ADDR : EDIT/ DEL ]
  2. 블리자드는 WoW 서비스 시작하기 이전부터 내부에 로컬라이징 전문 팀을 꾸렸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채용공고를 보고 혹했던 기억이 나거든요. 팀에 계신 분이 나름 개념이 있으신가 봅니다.
    분명 어색해할 사람들이 불평할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렇게 바꾸는 시도를 하시는 걸 보면요.

    단어도 단어지만, 영어와 일본어를 대강 번역한 글들이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어에는 원래 없던 문법으로 구성된 글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문제지요.
    물론 저 스스로도 자유로울 수는 없고요.

    2008/08/07 14:46 [ ADDR : EDIT/ DEL : REPLY ]
    • 전문 팀이 있었던겁니까! 블리자드는 정말 여러모로 대단합니다. -_-乃 아마추어 번역에 대해서는 제가 나쁘다고 말 할 수는없지만 적절한 의역이 가미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2008/08/08 03:08 [ ADDR : EDIT/ DEL ]
  3. 행인

    블리자드 코리아 번역팀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barbarian'을 야만인, 미개인 정도의 번역이 아닌 '야만용사'로 번역한 것은 그만큼 게임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것이겠죠. 물론 '야만용사' 대신에 '바바리안'으로 써 줄 것을 바라시는 분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번역이겠지만 말이죠.

    2008/08/07 15:52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전 해적판 북두의권을 보신분들은 켄시로라는 이름대신 라이거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시죠. 비슷한 상황인것 같습니다.

      2008/08/08 03:10 [ ADDR : EDIT/ DEL ]
  4. WoW 초반에 겪었던 우리말 판타지(?)에 대한 어색함은 금새 잊혀지더라구요. 그런데 야만용사는 우리말이라서가 아니라 번역기로 번역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그냥 야만인이라고 했으면 더 좋을꺼같습니다ㅎㅎ

    2008/08/07 16:01 [ ADDR : EDIT/ DEL : REPLY ]
    • 확실히 어감이 어색한 감은 없지않습니다^^;

      2008/08/08 03:10 [ ADDR : EDIT/ DEL ]
  5. 일본어는 어휘수가 적고, 기존의 어휘들은 한자어로서 레벨이 높기에,
    누구나가 그 뉘앙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かな(카나)」자체가 한자를 본따 만들어진대다가, 메인은 한자어이니,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외래어 투성이인 것은 어쩔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에 비하면 한국어는 과학적이고 멋진 언어인데도,
    블리자드의 번역에 불만을 표시하는 점은 이해가 가질 않네요.

    >요즘 우리나라 국어를 보면 일본어처럼 외래어가 너무 깊숙이 들어오지않을까 걱정됩니다.
    전 한국어 대신에 영어를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2008/08/07 16:25 [ ADDR : EDIT/ DEL : REPLY ]
    • : 일본어는 어휘수가 적다.
      글쎄요. 근거가 뭐죠?

      아마 한자어이외의 고유일본어 어휘가 적다는 뜻으로 쓰신 걸텐데, 일본어에 훈독이라는 장치가 있어서, 우리나라의 고유어휘 활용보다도 일본어의 고유어휘의 활용이 훨씬 많다고 생각되거든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한자동사들을 생각하면 쉬운데, 아니면 이름을 생각해도 쉬운데,

      예를들어, 취급이란 한자어를 우리는 취급이라고 한자를 읽어서 사용하지만, 일본어에서는 그 뜻으로 읽거든요. 고유어휘의 개념연결이 좀 더 정교해지죠.

      그리고, 이름(인명,지명)만 봐도, 우리는 다 중국식 음이 자기 이름이죠. 일본사람들 이름 타나카를 젠츄라고 읽지 않죠. 우리는 밭가운데를 전중이라고 하고요. 대전도 한밭이라고 부르는 건 어쩌면 일본식 읽기죠.

      2008/08/07 17:22 [ ADDR : EDIT/ DEL ]
    • 언어에 대해선 제가 지식이 부족하여 이렇다 의견을 못 쓰겠네요. 죄송합니다.(_ _) 영어에 대해선 요즘 아이들의 교육의 실태를 보면 나중엔 영어가 주언어가 되버리는건 아닐까하는 극단적인 생각도 들긴합니다. 그렇게되진 말아야할텐데요.

      2008/08/08 03:13 [ ADDR : EDIT/ DEL ]
    • >daewonyoon
      제가 근거없이 생각만 늘어놓아서 혼란을 일으킨 점 죄송합니다.
      실제로 대화를 하거나 문서를 작성하다보면, 의외로 한자어로는 커버가 되지 않거나,
      (어휘로써는 존재하지만, 뉘앙스나 의미 전달에서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마땅한 "훈독 일본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기에,
      어휘수가 부족하다고 느낀 것을 제가 일반화시켜버린 것 같네요.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결과,
      Wikipedia에 실린 정보에 의하면,
      "각국 언어의 90% 이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프랑스어는 약 2000어, 영어는 약 3000어, 독일어는 약 5000어, 일본어는 약 10000어가 필요하다"라고 하네요.
      (출처:http://detail.chiebukuro.yahoo.co.jp/qa/question_detail/q1416181859)
      결국 제가 잘못된 정보를 댓글로 달아버렸군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예로 들어주신 "취급"이란 단어는, 말씀주신 음독과 훈독으로 굳이 나눠보자면,
      "取扱"와 "扱う"로 나뉘어지는데, 그 뉘앙스는 절대 같지 않습니다.
      결국 "한국어의 취급=일본어의 扱う"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리고 인명에 관해서는 当て字라고 하여, 음독/훈독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해석된다고 생각합니다.

      말꼬리를 붙잡는 식이 되어버려 죄송합니다.
      리넨님의 블로그에서 이런 식으로 말이 길어진 점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혹시 제게 더 말씀하고 싶으신 것이 있으시다면,
      수고스러우시겠지만 kim.injpn@gmail.com으로 메일 주세요^^

      2008/08/09 04:50 [ ADDR : EDIT/ DEL ]
  6. 한 때 와우를 즐기면서 여러 아이템 명이나 퀘스트 등등을 한글로 번역해둔 걸 보고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본래의 의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번역한 여러 결과물들을 보면서 이야.. 블리자드 신경 많이 쓰는 구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야만용사라는 단어도 초기에만 그렇지 시간이 지나면 금세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08/07 16:46 [ ADDR : EDIT/ DEL : REPLY ]
    • 다른 직업들은 어떤 이름으로 등장할지 정말 궁금합니다.

      2008/08/08 03:19 [ ADDR : EDIT/ DEL ]
  7. 123

    블리자드의 번역센스는 이미 '한글화'의 개념을 초월한 '한국화' 정도인듯. 멋짐

    2008/08/07 16:50 [ ADDR : EDIT/ DEL : REPLY ]
    •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들 뿐이죠 -_-)乃

      2008/08/08 03:19 [ ADDR : EDIT/ DEL ]
  8. 슬립

    블코의 다른 점은 몰라도, WoW에서의 한글화만큼은 정말 칭찬이 아깝지 않죠.

    2008/08/07 16:53 [ ADDR : EDIT/ DEL : REPLY ]
    • 생뚱맞지만 가끔 제가 재미있게했었던 울티마온라인이 와우만큼의 한글화가 되었었으면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옹~

      2008/08/08 03:21 [ ADDR : EDIT/ DEL ]
  9. 블리자드의 현지화는 정말 최고인 것 같아요.
    주변 와우 유저인 분도 이제는 파이어 볼보다는 화염구가 익숙하다고 하시더군요.
    오랜만에 파판6를 보니 예전 감동이 떠오르네요. 파판6가 정말 최고였지요~_~

    2008/08/08 04:00 [ ADDR : EDIT/ DEL : REPLY ]
    • 국산 게임들도 블리자드 만큼 (제발) 국어를 사용해줬으면 합니다. ㅠㅠ
      저는 파판6의 2부로 넘어가는 그 장면에서 전율을 느꼈었습니다. 2부의 그 어두운 분위기도 정말 멋졌습니다.

      2008/08/08 10:04 [ ADDR : EDIT/ DEL ]
  10. 국어교육을 전공하는 입장으로서 이런 포스팅을 보면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좋은 우리말을 살려 써야 할 텐데 말이죠. 글 잘 읽고 갑니다 :)

    2008/08/08 10:11 [ ADDR : EDIT/ DEL : REPLY ]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디어에서도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정적이어서 아쉽네요.

      2008/08/08 19:39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