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해요2011/09/27 15:37


1권. 리치 행성의 함락. 처음에는 솔직히 별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장수가 넘어갈수록 푹 빠져들었습니다. 스파르탄 계획의 진행되는 과정과 헤일로: 리치의 주 무대였던 리치 행성에서의 전투가 돋보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마스터치프가 활약하는 보병전보다 인류가 코버넌트 함선과 주포 대결을 펼치는 비중이 많습니다.

후반에 리치 행성의 이야기는 게임 헤일로: 리치와는 좀 다른데. 게임에서는 노블 식스가 코타나를 필라 오브 어텀으로 배달하는 데 소설에서는 처음부터 탑재되어 있는 듯




2권. 플러드의 출현. 1권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기에 헤일로1을 소설로 옮긴 2권의 기대치는 정말 높았습니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읽기 시작!

아, 재미없어.

 맞아요. 재미없었어요. 드디어 헤일로에서 마스터 치프가 치고박고 싸우는 데 재미없었어요. 왜 재미가 없는지에 앞서 2권은 1권과 작가가 다르단 점을 명시하겠습니다. 자, 2권은 왜 재미가 없었는가? 일단 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치프 혼자서 닥돌해서 다 쓸어버립니다. 다른 스파르탄 대원들과 호홉을 맞춰 작전을 세우고 실행했던 1권에 비해 아무래도 부족하죠.

그렇지만 정말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고 그 진행상황을 그대로 옮겨적은 듯한 소설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게임이 원작이니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게임 중 해병(=NPC)들과 만날 때 나오는 대사들이 소설 속에서 뜬금없이 나오는데 (예: 마스터 치프는 남은 적들을 마무리하고 다른 곳으로 향하다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해병들과 만났다. "어서오십시오! 치프!") 이질감이 무척이나 느껴지더군요. 나중에는 읽다가 게임 중의 그 목소리가 머리 속에서 그대로 재생되었습니다. 소설 마지막에 탈출 부분에서는 잊혀졌던 게임 속의 장면이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_=
대신 게임보다 코버넌트의 내부 구조라던가 엘리트의 이름이 지어지는 방식, 치프가 아닌 다른 해병들이 싸우는 부분은 괜찮았습니다. 어째 치프가 나오는 부분이 가장 재미없었군요. 아무리 그래도 주인공인데. 

결과적으론 2권을 읽는 시간에 헤일로1을 한번 더 플레이하는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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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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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설과 리치와 설정이 너무 비틀어져서 나와버린 게임을 손 볼 수는 없어서 소설 내용을 좀 수정한 판이 나왔는가 보던데; 그게 정발판인지; 정발판 나온 뒤에 나온건지 모르겠군요;

    2011/09/28 18:40 [ ADDR : EDIT/ DEL : REPLY ]
    • 음, 그게 제가 언급한 부분일까요? 아니면 다른 부분인지 -ㅂ-;

      2011/09/29 10:06 [ ADDR : EDIT/ DEL ]
  2. 아 소설까지 나왔군요. 저는 헤일로 1, 2 플레이 없이 3만 바로 플레이했는데...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재미를 못느끼겠더라고요 ㅠㅠ

    2011/09/29 16:50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사실 헤일로 정규 시리즈에서는 별로 큰 재미를 못 느꼈어요. 외전격인 리치가 가장 재밌더군요 :)

      2011/09/29 18:47 [ ADDR : EDIT/ DEL ]
  3.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녀석이긴 한데
    따로 구매하다 보기에는 좀 그러네요 ㅎㅎ
    헤일로 1,2,3 다 해보긴 했지만... 세계관은 흥미있지만
    게임 자체는 영 재미가 없더군요 ㅠㅜ...

    2011/10/06 10:28 [ ADDR : EDIT/ DEL : REPLY ]
    • 게임에 설정이 자세한 건 좋지만 게임을 즐기기 위해 주변 제품들까지 구입하는 곤 확실히 좀 아까운 느낌이 들죠;

      2011/10/07 12:12 [ ADDR : EDIT/ DEL ]

얘기해요2010/08/16 08:54
서점에 가면 항상 눈에 띄는 소설 봉순이 언니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신문을 보는 이유는 신문에 개재된 만화와 소설이었습니다. 동아일보로 기억하는데 봉순이 언니는 첫회부터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고 매일 읽었던 작품입니다. 이제는 대부분의 장면을 잊어버렸고 기억나는 장면은 소설의 마지막 부분 뿐입니다. 지하철에서 더러운 여인을 봤다는 친구(혹은 가족?)의 이야기를 주인공이 듣는 것을 마지막으로 소설이 끝난 것으로 기억납니다. 흐릿하지만 그 당시 삽화가 지금도 기억납니다.

제목과 마지막 장면만 기억하고 있지만 이 소설의 제목을 떠오를때면 의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마도 이 소설을 생각하면 매일 아침 이 소설을 신문에서 읽는 제 어린시절의 모습이 겹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서점에서 진열된 이 소설을 보면 약간 낯섭니다. 사실 책으로 나온 것을 안 것도 몇 년되지 않았습니다. 작가 분께서는 그 이후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써내셔서 그 작품들은 제 위시 리스트에 들어가 있습니다.

지금 책을 구입해 봉순이 언니의 내용을 새롭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제 기억속의 봉순이 언니는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러지 않습니다. 그래서 얼마전에 서점에서 이 책을 펼쳤을 때도 마지막 부분만 잠시 읽어보았습니다.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어야죠.


봉순이 언니 - 10점
공지영 지음/오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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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아요, 추억은 추억으로... ^^

    2010/08/16 10:36 [ ADDR : EDIT/ DEL : REPLY ]
    • 추억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요. @_@

      2010/08/16 19:41 [ ADDR : EDIT/ DEL ]

독서해요2010/01/06 09:18
작가 아비코 다케마루가 SFC시절 전설의 게임 '카마이타치의 밤'의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정보만으로 구입한 책입니다. 보통 작가 이름만으로 책을 사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카마이타치의 밤의 시나리오가 너무 대단해서 그 작가가 쓴 소설은 과연 어떨까하는 기대에 구입한 거죠.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듯 19세 등급이며 추리 소설입니다. 신기한게 책이 처음부터 씰로 밀봉이 되어있고 절대 마지막 페이지를 보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으음... 저 문구 때문에 괜히 흥미없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싶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나서 혼났습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 에필로그가 맨 첫페이지에 할당되어 있는데 분명 소설을 다 읽게되면 다시 이 에필로그를 보게되실겁니다. 19세 등급답게 소설내용은 잔혹합니다. 가장 큰 주제인 여자 연쇄 살인사건이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읽고있자면 얼굴이 찌푸러질 표현이 난무합니다.
본편은 세사람의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진행되며 그 중 하나는 범인입니다. 이 범인의 시점에서 쓰여지는 그의 심리 표현이 이 소설에서 가장 숨막히는 부분입니다. 이유가 있어 범인을 쫓는 전직 경관과 자신의 아들이 범인이 아니라고 믿고싶은 어머니의 시점에서는 범인을 이미 아는 자로서의 답답함과 애절함이 느껴집니다.

처음부터 범인을 보여주고 그 범행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얼핏보면 추리소설이 아니라 한 미치광이의 엽기 연쇄 살인극을 보기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봉인씰에 마지막 페이지를 절대 먼저 읽지말라고 적혀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마지막 한페이지로 소설 전체에 설치되어 있던 거대한 트릭이 완성됩니다. 글로 이루어진 소설이란 매체를 적극 사용한 가공할 트릭이었습니다. 다만 그 트릭이 왠지 뜬금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데 이는 책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살육에 이르는 병 - 10점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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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해요2009/12/28 08:20
2007년이던가?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를 봤던 것이 이 제목을 처음 접한 때였습니다. 다소 건방진 영화 제목과 좀비물(실제론 흡혈귀였다)이란 정보만 가지고 관람했던 영화는 좋은 부분은 한없이 좋았고 나쁜 부분은 한없이 나빴습니다. 개인적으로 외로움에 의해 사람을 갈구하는 윌 스미스의 연기가 일품이었고 가장 좋은 장면은 애완견이 죽는 장면이네요. 하지만 다른 부분들은 "이게 그렇게 뛰어나다는 원작 소설의 내용인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인터넷에서 영화가 원작의 수준에 결코 못 미친다는 얘기가 많아 언젠가 원작을 꼭 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때로부터 꽤 오래 지나고 나서야 원작을 보게됐네요.

확실히 원작에 비하면 영화는 그저 기본 배경만 따온 흉내내기 작품이고 원작에 있던 몇가지 요소는 배재했습니다. 영화는 중반까지는 원작을 적당히 각색해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반부에 뒤틀어졌습니다. 이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의미를 완전히 무시했고 그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엔딩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은 다른 엔딩이 그나마 괜찮았지만 그것도 원작에 비하면 한참 수준이 낮습니다.

왜 영화가 원작의 의미를 내포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하면 아마 나는 전설이다의 첫번째 영화인 '지구 최호의 사나이' 때문일까요? 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 영화는 원작에 너무 충실해서 실패했다고 합니다. 두번째인 '오메가 맨'은 원작을 아예 무시했다하니 감독은 이 둘을 적절히 섞으려고 시도했던 것일까하는 생각듭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영화는 원작을 살리는데 실패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자신있게 중반까지는 좋았던 영화라고 말합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 이 책은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와 그 외 단편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단편들도 장르가 왠만하면 공포인데 대부분 뜬금없이 시작했다 뜬금없이 끝나서 몰입하기가 어려웠고 그다지 재미도 못 느꼈습니다. 사실 책을 다 읽어야한다는 의무감에 읽었고 나는 전설이다외에는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전설이다가 워낙 대단한 작품이다보니 그 하나만으로 이 책은 값어치가 있습니다. 게다가 발행된지 꽤 오래되서 할인도 많이 해주고요 *-_-*


나는 전설이다 - 10점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황금가지

Posted by 리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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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화에 대항하는 천하의 개쌍놈'이란 설정을 평균적인 관객이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죠.
    비슷한 이유로 아서 C. 클락의 소설들도 영화화되기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2010/01/07 15:27 [ ADDR : EDIT/ DEL : REPLY ]
    • 보는 순간 웃어버렸습니다. 책의 핵심 내용을 콕 찝은 매우 유쾌한 한마디네요.

      2010/01/07 20:55 [ ADDR : EDIT/ DEL ]

독서해요2009/11/20 09:1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로 몇달만에 '독서해요' 카테고리에 올라오는 글입니다 =ㅅ=;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지만 이전에 글이 올라왔던 7월 17일과 현재까지에는 약 10권의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자주 글을 쓰는 게임과 달리 전 책을 지식을 얻는 수단으로 읽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소설같은 경우는... 뭐랄까 진짜 쓸말이 없네요. 좋은 소설을 읽으면 책을 덮으면서 더없이 깊은 만족감을 느낍니다. 만약 꽝이라면 신경질 적으로 책을 방구석에 휙 던져버리죠. 그리고 그걸로 끝입니다. 뭐랄까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런 종류의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이번에 구입한 책으로 돌아와 월든과 동물농장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책이죠. 사실 여태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월든 같은 경우 예전에 다니던 병원에 비치되어 있어서 조금씩 읽었지만 1/5도 읽지 못한 상태에서 병원 치료가 끝날 정도로 양이 많습니다. 솔직히 그 어마어마한 양에 질려서 제대로 읽지도 못했습니다. 동물농장은 예전부터 읽어야하는데 읽어야하는데 생각하면서도 이제서야 구입했고 엄마를 부탁해는 그냥 소설이 읽고싶어서 구입했습니다. 평을 보니 꽤 좋더군요. 앞의 두권이 오래된 책들이라 가격도 싸서 3권 합쳐 2만원입니다. 오랜만에 싼값에 책을 구입한 느낌입니다.

Posted by 리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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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설 읽은 후에 큰 할 말이 없는 건 저도 동감이에요. 그냥 어떤 느낌 정도만 남아있어서.. 글로 옮기기가 꽤 애매하죠. ㅋ

    2009/11/20 13:49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만 그런게 아니었네요. 다행입니다^^;

      2009/11/21 10:30 [ ADDR : EDIT/ DEL ]
  2. 저는 요새 책은 띄엄띄엄읽고 많이 사날르기만 해서 걱정이랍니다. ^ ^;그래도 한권을 독파하는게 정석인데...

    2009/11/23 10:04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읽기는 읽는데 2번 이상 읽는 책이 거의 없네요. 많이 읽는 분들은 한권을 몇번씩 읽던데;

      2009/11/23 19:13 [ ADDR : EDIT/ DEL ]

게임해요2008/09/24 12:12

※이 팬픽은 GBA로 발매된 악마성 드라큘라 - 효월의 원무곡을 배경으로 하고있습니다.※



드디어 올해 악마성 재건이 완료된다. 마계의 거의 모든 녀석들이 악마성에서 일해보려고 아침부터 면접 장소에 모여있다. 나를 포함해서 모두들 악마성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일하는 기간에 비해 주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본금에(기본금 자체도 엄청 높다) 침입자를 효과적으로 저지하면 그에 따른 보너스가 붙는다. 예전에 가슴에서 장풍 비슷한 걸 쏠수있었던 해골은 평생 놀 만큼의 보수를 받았다. 정말 부럽다. 그런데 악마성은 한번 무너지면 재건되기까지 100년이 걸린다. 100년은 긴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이 좋은 기회를 높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악마성에 일자리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나같은 해골은 더욱 그렇다. 예전부터 해골들은 업신여겨져서 악마성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자기 머리나 뼈를 던지는 일만 겨우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난 나만의 기술을 연마했다. 장풍쏘는 해골과 필적할 만한 나만의 기술을 보면 면접관도 놀라 자빠질 것이 틀림없다.
"52315, 52316, 52317번 들어오세요."
52316. 내 번호가 불렸다. 심호홉을 한번하고 면접실로 들어갔다. 면접관은 미리 들어알고있었지만 실제로보니 엄청난 위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드라큘라의 심복인 사신. 커다란 낫을 흔들면서 기분나쁜 미소를 짓고있다. 52315번부터 면접이 시작됐다. 녀석은 나와 같은 해골이었다.
"특기가 뭔가?"
사신이 물었지만 52315번은 완전히 얼어붙은 것 같았다. 사신은 끈기있게 기다려줬지만 녀석은 뭐하나 제대로 하지못하고 방을 나가야했다. 이제 내 차례다.
"자네는 특기가..."
"저는 공중으로 높이 뛰어올라 지상에 있는 적에게 강력한 발차기를 날릴 수 있습니다!"
켁, 긴장한 나머지 설명을 너저분하고 장황스럽게 한 것 같다. 다행히 사신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여기서 한번 해보게."
그의 말에 나는 볼 것도 없이 면접실 한쪽에 준비 된 허수아비를 바라보며 준비자세를 취했다. 이미 많은 녀석들이 한을 풀었는지 허수아비는 너덜너덜했다. 하지만 나는 곧 낙심하고 말았다. 천장이 너무 낮아 뛰어오를 수가 없었다. 어쩔줄 몰라하며 사신을 바라보자 사신이 낫을 천장쪽으로  휘둘렸다. 그 순간 돌로 된 천장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날아갔다. 역시 드라큘라의 심복! 면접실 밖에서 다른 녀석들이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자리에서 높이 뛰어올라 허수아비에 발차기를 날렸다. 허수아비를 받치고있던 기둥이 요란하게 부숴졌다. 곧바로 사신을 쳐다보니 그는 의외란 표정을 짓고있었다.
"나중에 좋은 결과가 있을걸세."
사신의 말에 나는 기쁨을 감추지못하며 면접실에서 나왔다.


오늘은 드디어 악마성에서 일하게 되는 날이다. 나를 비롯해서 모두들 설레는 분위기다. 저 앞에서 사신이 단상에 올라 각자 맡을 구역을 지정해주었다. 그 일이 끝나자 그는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
"100년만에 또 다시 성이 재건되었습니다. 이제 지상으로 성이 올라가면 드라큘라 백작께서 부활하실 것이며 동시에 성은 금은보화로 가득차게 될 것 입니다. 그리고 마계로 돌아가게 될 때 여러분 손에는 약속된 돈이 들려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모두들 저 악독한 벨몬드로부터 성을 지키며 드라큘라 백작님을 위해 열심히 일합시다!"
사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모두들 함성을 질려댔다.


꽤 조용한 곳을 내가 맡게되었다. 지상에 올라올때는 좀 무서웠지만 올라오고나니 몇백년만에 보는 달빛이 나를 반겼다. 나도 살아있었을 때는 달빛 아래서 춤추는 낭만적인 남자였었지.
달빛을 보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아무도 드라큘라를 보지못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드라큘라 방 근처를 맡고있는 녀석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그 녀석도 드라큘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뭔가 낌새가 이상했다. 하지만 드라큘라는 성과 함께 부활하는 자다. 분명 새로운 성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있을것이 틀림없다. 박쥐로 변신해서 아무도 모르는 거겠지.


인간이다. 정말 오랜만에 본다. 녀석은 나를 보더니 왠 철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나는 점프해서 가볍게 녀석의 공격을 피한다음 내 특기인 발차기를 날렸다. 그런데 그 순간 녀석의 몸이 빛났다.


으윽...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정신을 차리고보니 그 인간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달을 보며 투정을 부리려는데 또 다시 인간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꽤 어린 녀석이다. 녀석은 날 보더니 잔뜩 긴장한 얼굴을 했다. 후후후... 나는 공중으로 점프해서 녀석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그런데 이럴수가! 녀석이 가볍게 스탭을 밟더니 내 공격을 피해버렸다. 그 순간 녀석의 칼이 날아들었다. 난 다시 한번 뛰어올라 녀석을 노렸다. 이번에야 말로 완벽한 명중이다! 하지만 녀석은 또 다시 내 공격을 피해버렸다. 으윽! 얍삽한 놈! 나는 다시 한번 공중으로 뛰어오르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느 순간 꺼냈는지 모를 녀석의 거대한 검이 나를 찍어눌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렸을까. 나는 잃었던 정신을 되찾았다. 이 정도 아픔은 전에 악마성에서 일했던 놈들에게 들어서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후... 하지만 내 공격이 한번도 먹히지 않은건 좀 충격이다. 마계로 돌아가면 수행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어?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온몸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않는다. 제자리뛰기를 해봤다. 다른 놀고먹는 해골들이 뛰는것하고 별 차이가 없다! 뭐야 이거! 내가 왜 이렇게 된거지? 그 순간 내 머리위로 작은 돌이 떨어졌다. 올려다보려는데 바닥이 요동치기 시작하면서 벽과 천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방금 전 머리위에 떨어진 돌은 천장이 부숴지면서 떨어진 것이었다.  성이 무너지는건가?!
사방에서 공포로 가득한 절박한 외침이 들려왔다.
"사신이 우리를 속였다!" "내 몸이 이상해졌어!" "드라큘라는 부활하지 않았다!" "금은보화는 없어!"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생각들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생긴 빈자리에 절망이 가득찼다. 성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마계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 손에는 단 한푼의 돈도 있지않고 내 몸도 예전과 다르게 약해졌다. 온몸에 힘이 빠진다.


Posted by 리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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